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후기
일단 책에 대해서 그렇게 후한 평가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자세한 이유는 후술하겠지만 전체를 조망하는 책으로써는 부족한 점이 많은 책인 것 같다.
만약 이 책을 경제학 입문서로 구매할 예정인 사람들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장하준을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내용
책 이름처럼 과거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정의 해온 대표적인 경제학자들의 일생(?), 그들의 주장(?) 등을 거의 일방적으로 적어놓은 책이다.
이야기만 들으면 굉장히 읽고 싶어지는 책이지만 장점보다 눈에 띄는 단점 때문에 책의 구매를 말리고 싶다.
대표적인 단점은 다음과 같다.
- 이야기의 흐름이 굉장히 끊긴다
- 저자의 일방적인 의견이 곳곳(많이)에 들어있다
- 이야기의 깊이가 굉장히 얕다
단점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일단 책의 챕터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각 챕터에서 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보통 그들의 일생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각 장을 시작한다, 책의 모든 단점이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아마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각 학자의 일생을 조망한다하면, 보통 그 사람에 대한 간단한 약력과 함께 그들의 사상에 영향을 준 사건과 다른 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책은 그렇게 간단하게 우리에게 답을 주지 않는다.
책은 일대기 안에서 그 사람의 주장을 곳곳에 배치한다, 즉 이야기의 혼합을 통해 전달력을 높이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이 나의 경우 흐름을 굉장히 끊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또한 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는 각 학자의 주장에 대한 저장의 평가가 너무나 노골적으로 그리고 매우 많은 곳에 분포해 있다.
예를 들어 리카도에 대한 챕터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예나 지금이나 정치가들 가운데 그의 비교우위론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과적으로 무분별한 수입 쿼터, 관세 정책, 그리고 무역 전쟁 등이 세계 경제사를 망쳐놓는다.
앞서 우리는 리카도의 영국의 미래에 대해 두 가지 길을 가정했다는 것을 살펴봤다. 즉,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 외국 물품의 유입을 차단하는 고립된 섬나라의 우울한 미래와 외국 물품의 자유로운 유입을 허용하는 자유로운 무역 국가의 밝은 미래. 물론 리카도의 선택은 두 번째였다.
이러한 글이 각 챕터 중간중간 많은 곳에 분포해 있다.
사실 이러한 글의 흐름은 이 문단이 저자의 실제 생각인지에 대한 여부와 상관없이 독자(특히 나)의 입장에선 굉장히 짜증 나는 구성이다.
왜냐하면 반대의견에 대한 논의도 없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리카도가 주장한 의견이 옳았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이 책을 입문서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이 의견을 믿어도 되는지 여부를 생각해야 하는 짐을 던지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글이 리카도의 일생을 조망하던 중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면서, 안 그래도 별 관심도 없는 리카도가 영국의회에서 이야기한 주장과 섞이면서, 이 글이 주장인지 열거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지 생각해야 하는 단계까지 도달하게 된다.
또한 반대의견이 없다는 점과 사상가들의 의견에 대한 자세한 고찰이 없다는 점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글의 깊이 또한 굉장히 얕다.
위에서의 이유때문에 총체적 난국 때문에 긁을 다 읽기 힘들었고 다 읽고도 이 책이 정말 믿어도 되는 책인가에 대한 의심이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다.
여담
그래서 혹시 이 책을 경제학 입문서로 살 사람들은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장하준을 읽기를 추천한다.